남편이 가부장적이진 않은데, 원래부터 좀 더러움을 잘 참는 성격인 것 같다. 가정 일을 하다 보면 아침이든 저녁이든 나 혼자만 하게 되어 억울함이 올라오기도 한다. 오늘은 그 억울함이 극에 달았는지 폭발을 하게 되었다. 나보다 돈을 더 잘 번다는 주장을 하는 자에게 "우리 엄마가 해 준 음식 먹지 마"라고 같이 추접스러운 공격을 해주었다.

이번에 이틀 가량 남편 회사에 일을 많았었는데, 그것을 포용하지 못할 만큼 나는 한계에 차 있었다. 나 홀로 가정 주부를 하는 것 같고, 아이의 밥을 챙길 때에도(이게 큰 일 인지도 모르고) 별로 챙겨보지도 못했고, 아이의 식생활의 중요성 또한 모르는 자에게 짜증이 솟구쳤다. 이렇게 주간마다 내가 매일 아이의 밥을 챙겨주면 주말 하루라도 우리의 아침을 챙겨주는 그런 서프라이즈를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일까? 건강하라고 말만 하지 말고 말이다. 회사가 바쁘면 바쁘다고 나 몰라라하고 회사가 안 바쁘면 안 바쁘다고 나 몰라라 하고, 그러니깐 진짜 힘들 때에도 맞춰주기가 참으로 어렵다.

나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빨래를 개고, 집안을 정리하려고 노력하는데, 전화 왔다고 침대에서 뒹굴뒹굴 거리는 꼴도 보기 싫고, 집안이 더러운데도 꼭 시켜야만 구시렁거리면서 하는 것도 짜증이 난다. 내가 가령 혼자 하다가 억울함이 폭발할 것 같으니깐 지혜롭게 시키려고 해도 그것 가지고도 투덜 되니 이렇게 직격탄을 맞아야만 하는 인간인 것 같다.

집을 깨끗하게 하루 걸려서 정리를 하면 유지가 잘 안 된다. 아이가 있어서 그렇겠지만 어른이 둘인데, 한 사람만 아등바등 청소하는 것 같다. 너무 억울해서 한 번은 사진을 찍어서 얼마나 내가 일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기도 하였다. 외식을 하고 들어올 때도 나는 10분이든 20분이든 조그마한 시간을 쪼개서 집안을 정리하는데, 잠자기에만 바쁜, 그러니깐 자기의 몸만 챙기는 사람을 보니 정말로 어이가 없다. 5분의 도움도 없는 사람을 보고 있자니 나도 매일 같이 최대한 집을 뛰쳐나오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니면 하루종일 집안에 갇혀서 일을 하다가 억울함이 쌓여 폭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