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며느리적 삶을 코 앞에서 보고 자란 나는, 엄마의 그 조선시대 같기도 한 삶이, 내 삶으로 연이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악습은 죄인 된 인간들에게는 반복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렇게 이혼율이 높은 시대에, 특히 명절증후군을 겪고 난 후의 통계가 더 높다는 이 대한민국의 가정 현실 앞에서도 여전히 며느리와 사위와 남자와 여자가 똑같지는 않겠지만 인격적으로 서로 배려하며 살기에는 너무나 역량이 딸리는 인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시댁의 가족 중 한마디 "우리 집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간접적으로 남편에게 전해 들은 그 말은, 한창 신경전이 펼쳐졌던 시댁 식구들과의 상황 앞에서 나를 어이없게, 분노하게 만들었다.

왜 명절날과 모임날, 며느리들의 부엌일은 당연시되는 것일까? 그냥 시댁의 아버지, 어머니를 중심에 두고, 젊은 세대들이 서로 존중하면서 도우며 즐겁게 일하면 좋을 일 아닐까? 며느리들의 설거지, 음식 나름과 식사 준비가 당연시되고, 자신의 아들들이 도우려 하면 "너희들은 쉬어라, 며느리들이 하면 된다"라고 말씀하시는 어머니의 말씀에 너무 어이가 없다. 물론 부모님들의 세대는 그렇게 살아오셨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젊은 사람들이 어머니의 그 구시대적인 발언을 두고, 무슨 거대한 순종을 하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어머니의 많은 말씀들에 순종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자신들의 편한 부분과 이익된 부분들에 순종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가족이 모이는 대명절이나 만남들 앞에서 인위적이고 불편하고 모이기 싫은 그런 모임 같지 않은 모임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