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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도리라는 건 없어요!

by 뷰월드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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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생각하면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살아왔던 문화를 같은 여자로서 따라가기에는 힘들 것 같다. 어머니는 그렇다 치더라도 시댁의 자식들마저 구시대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가려고 한다면 결코 살갑게 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문화라는 것이 시댁에 모여서 음식을 준비할 때마다 설거지가 젊은 사람들끼리 돌아가지 못하고, 어머니를 비롯한 며느리나 여자들만의 몫이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심지어 설거지를 막 끝내고 나온 여자들에게 기다렸다는 듯이 과일을 깎으라고 요구하는 억울한 상황이 펼쳐진다. 과연 누가 이러한 만남에 즐거움을 표할 수 있으랴. 어머니의 구시대적인 마인드를 따라가는 사람들 말고 말이다.

사진: Unsplash 의 Bailey Torres

 

나는 특히 엄마의 3세대 가족 밑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여자들의 억울함에 대해서 그리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선을 넘는 친척들, 특히 시누이들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많이 힘들어 봤기 때문에 구시대적인 악습에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개개인으로 봤을 때는 괜찮은 사람들이 문화적 관습이자 악습 앞에서는 이렇게 관계 지향적인 모습을 배척하다니 참으로 애석하기 그지없다.

사진: Unsplash 의 Rod Long

 

시댁의 가부장적이고 유교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억울한 노동의 나눔이 있을 때마다 나는 그 살얼음판 길과 공중에 떠 있는 줄을 타고 걷는 사람들처럼 기도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얕은 농사일을 몇 분하면서 멘탈이 나갈 정도로 힘들어서 밤을 지새웠다. 그러면서 남편이 때때로 말해도 듣지 못했던 나의 한계가 약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앞으로는 내가 소화하지 못할 관계는 건강마저 잃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며느리로서의 갈 방향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굳이 내가 두드러기 나게 싫은 문화적인 부분으로 억지로 억지로 살다가 나중에 터지고 마는 며느리처럼 되지 않기 위해, 뒤에서 남들에게 시월드를 욕하고 호박씨 까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나만의 전력이 필요함을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사진: Unsplash 의 Gabrielle Hender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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