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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의 김장, 왈 왈 왈

by 뷰월드 2024.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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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념을 버무리면서 말씀하시던 동네 어른의 말씀,

"김장 안 해봤나 봐" (옆 사람에게)

-> 이 말인즉슨 며느리가 김장 일을 잘 안 해봤냐는 듯한 이상한 뉘앙스로 들렸다. (솔직히 얼굴 비추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는 것 아냐? 김치.. 잘 먹지도 않는데..)

 

● 시댁에서 저녁밥 먹기 전, 집을 나서면서 만난, 전동차 타신 어르신,

"벌써 가?"

"일이 있어서요." - 남편

"내일은 안 오고?" (김장하는 날)

.

.

.

다른 자녀들이 오기로 했는데, 그저 그러려니 넘어갈 수는 없는 것일까?

 

 

● 어머니는 지혜로운 분이시나 성격이 있으시다. 4~5가지 뭔가를 나르라고 하셔서 문 열어두고 날랐더니,

"에이, 누가 문 열어놨어?" (짜증스럽게)

그냥 아버지나 자녀들에게 짜증은 항상 내시는데, 나는 솔직히 이런 언어와 행동들에 적응이 안 된다.

매일 맞받아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 나는 왜 어머니의 김장 준비를 돕겠다고 자청하였나?

이것이 제일 큰 문제이다. 그러면서 김장 준비가 일찍 끝나고 하니 시댁 어른들의 농사일 조금을 도왔는데, 거기에서 나는 현타가 왔다. 내가 여기서 뭘 하는 거지? 내 주변 친구들인 며느리가 보면 참 웃길 노릇이다란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솔직히 우리 엄마, 아빠도 말로는 시댁에 잘해라, 잘해라, 하겠지만 막상 딸이 농사일하고 왔다고 하면 그렇게 좋아하지도 못할 것이면서 말이다. 몸보다 정신이 너무나 힘들었다. 결국은 이렇게 잠이 안 와서 타자를 두드리고 있지 않은가?

사진: Unsplash 의 nikko macaspac

 

● 남편도 문제.

자기가 몸이 안 좋으면 그런 핑계로라도 나를 끌고 집에 가버리지든가 하지. 뭔 가정 천국을 이루겠다고 농사일에 나를 끌어들이나. 자신은 친정댁에 아예 일을 끊어버렸으면서. 설거지는 장모님이 못하게 하니깐 아주 왕처럼 있으면서. 내가 정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흐지부지 흘렸던 말을 끝까지 밀고 나가야지, 부모님께 농사일을 하면서 배부르니 과일 먹고 쉬다가 나중에 저녁을 먹겠다는 둥 이상한 헛소리나 지껄이고 있고. 열받아서 거품을 물고 쓰러질 뻔했다.

 

● 갑자기 어머니께서 저녁 식사 전 가겠다는 나에게 생일 용돈을 주셨는데, 미안하면서도 좀 그랬다. 나중에 커피숍에 있을 때에 전화가 오셔서 일하다만 갔다고 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일할 수도 있었는데, 그때라도 빠진 건데, 왜 어른들은 그런 생각을 안 하시는지 모르겠다. 자기 자식들 반찬 나르기, 설거지, 과일 깎는 것 시키시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면 이해를 하겠는데, 왜 준비와 정리는 자신과 며느리가 하면서 저녁밥 먹고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시는지 모르겠다. 나는 정말 어른들의 세계를, 그 시대의 사상과 정서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내가 어머니에게 태클을 걸었으면 어머니 또한 나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우리는 사람인데,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를 사용하고 사는 것 같다.

 

● 결론적으로 어리석은 나의 문제가 크다.

견디지도 못할 것이면서 우선 부딪치고 보는 나의 인정 많은 성격 탓인가? 아 어리석도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해야 하는데, 왜 그랬을까? 왜 나는 계속적으로 하지 못할 일을 한 것일까? 선을 넘어가면 더 많은 것을 바란다고.. 어쩌면 알면서도 나는 참 어리석은 사람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신식 사고에서만 도우면 된다. 다른 사람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돕는지 모르겠다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너무 힘이 들어서 병이 도질 것 같다. 정말 큰일이다. 무섭고 공포스럽다.

 

● 새벽 5시 넘어서까지 유튜브로 시댁 관련 영상을 보다가 큰일이다 싶어서 누웠는데, 1시간가량 잠이 오질 않고, 머리는 지끈거렸다. 남편에게 울면서 갔는데, 매정하게 짜증을 내며 잠을 청하더라. 인간이라 그럴 수 있는데, 자기 집안 문제(내 문제)로 힘들어하는 나를 외면한 것이기에 열받았고, 지금도 열받는다. 이럴 때만 일하라고 하지. "나 너네 집에서 일하고 왔잖아. 너 몸 아프다고 입으로 노가리(아가리) 깔 때!!!"

 

● 날이 샌다. 에휴,,, 오늘은 아이를 남편에게 맡기고, 다른 이웃과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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